많은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을 의뢰하며 “세련되게 해달라”거나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합니다. 심지어 경쟁사의 화려한 비주얼을 레퍼런스로 가져와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상업 디자인의 본질을 완전히 오해한 것입니다. 비즈니스에서 디자인의 목적은 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한 숫자를 달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예쁜 쓰레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훌륭하지만 실제 기능은 전혀 수행하지 못하는 제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웹사이트나 앱 서비스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화려한 인터랙션과 고화질 이미지가 가득하지만, 정작 고객이 어디서 결제를 해야 하는지 찾지 못하거나 회원가입 버튼이 배경에 묻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고객은 미술관에 온 관람객이 아닙니다. 그들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며, 그 목적을 가장 빠르고 편하게 달성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디자인은 시각적 장식이 아니라 철저한 기능적 설계여야 합니다.
성공적인 디자인은 화면을 그리기 전에 구조를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건축에서 도면 없이 벽돌부터 쌓지 않듯이, 디지털 프로덕트 역시 와이어프레임이라 불리는 설계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어떤 정보가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지, 어떤 순서로 배치해야 결제까지 막힘없이 이어질지를 논리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입니다. 이 정보 구조(IA) 설계가 부실하면 아무리 그래픽이 뛰어나도 사용자는 길을 잃습니다. 사용자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탈률은 높아지고 매출은 떨어집니다.
특히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디자인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에 가깝습니다. 많은 기업이 불안감 때문에 한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 합니다. 팝업을 띄우고, 배너를 넣고, 추천 상품을 나열합니다. 하지만 시선이 분산되면 행동도 분산됩니다.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용자가 수행해야 할 행동 외의 모든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회원가입 단계를 3단계에서 1단계로 줄이고, 구매 버튼 주변의 불필요한 장식을 없애는 것이 색상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매출 상승 효과를 가져옵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복잡한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리하고, 최단 경로로 목표에 도달하게 만드는 설계자입니다. 그러므로 의사결정권자는 결과물을 평가할 때 “예쁜가?”라고 묻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이 구조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그리고 “이 디자인이 매출에 기여하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팔리지 않는 디자인은 예술일 뿐, 비즈니스가 아닙니다.